8월, 2020의 게시물 표시

내 방 환골탈태 프로젝트 -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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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인 책 정리 작업에 들어섰다. 책이 정말 끝도 없이 나왔는데, 책을 정리하면서 '그 책을 읽던 그 시절'이 떠올라서 몸은 힘들어도 나름대로 좋은 시간이었다. 어릴 적 정보화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던 시절부터 함께해온 책, 엄마 아빠가 대학생 때 읽던 책, 초등학교 때 권장도서라고 샀던 책들... 책들은 사람들과 나이를 함께 먹는다. 사진은 강렬하게 그때 그 순간으로 데려가주지만 책은 잔잔하게 그 시절을 산책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책이 좋다. 초등학생 때 정말 재밌게 읽은 잡지, 위즈키즈 & 과학소년. 이상하게 여기에 연재되는 만화가 제일 재밌었다. 책을 쌓아 만든 탑이 도대체 몇 개인지... 위인전을 정리하다 느낀건데, 어릴 때 위인전을 읽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사람의 역사는 곧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고, 위인전에 실릴만한 사람들은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일대기만 읽어도 그 사람이 산 시대,  그 사람이 종사한 분야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나도 집에 있을 때 위인전 전집을 한 번 다시 읽어볼까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 이만큼 비우고 앞으로 뭘 넣을지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놨다. 여전히 너저분해 보이지만, 오늘 진짜 열심히 일했다... 이 책들은 내 추억의 책들이다. 책 한권 한권, 이야기가 없는 것들이 없다. Why책 질병은 7살 때 이비인후과에서 빌려왔다 다시 갈 일이 없어 못 돌려줬던 건데, 만화책을 사지 않는 우리집에 몇 권 없는 만화책이라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읽었다. 많은 Why책 시리즈 중 '질병' 편이라 읽을 때마다 온갖 질병과 바이러스들에 감염될까 너무 무서웠고 그 영향이 은연 중에 조금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성인과 천사 이야기는 어릴 적 성당을 다녔을 때 샀던 책인데 이상하게 나는 그 책이 좋았다. 성인들과 성녀들의 삶과 기적들, 내 눈을 끌던 명화들... 한때 나도 성인이 되고싶어했던 기억이 있다. 어린왕자는 내 삶에 너무 특별한 something이...

내 방 환골탈태 프로젝트 -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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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가 전면 비대면이 되면서, 집에 생각보다 오래 있게 되었다. 1학기 때는 학교가 2주에 한번씩 결정을 번복해서(어쩔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매우 화났었다...) 옷을 캐리어에 넣고 꺼내 입으면서 생활했는데, 2학기는 속시원하게 '학교 올 일 없어요~~'라고 발표해줘서 대대적인 방 정리(보다는 개조에 가까운 듯)를 계획했다.  현재 방은 창문을 제외한 모든 면이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공간도 좁아질 뿐더러, 책장에 꽂혀있는 대다수의 책이 어린이 전집이다. 즉, 다시는 읽지 않을 책이 책장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대대적인 책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충격적이게도 올해의 절반은 캐리어에서 옷을 꺼내입고 캐리어에 옷을 접어 넣었다. 언제 학교에 갈 지 몰라서 선택한 방법이긴 한데,  사진으로 보니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절실하게 든다... 이 방 책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린이 전집 세트. 동생이 하도 책을 안 읽어서 읽고 난 다음에 남 주자 하며 계속 미뤘는데, 역시나 안 읽고 쌓여만 갔다. 밤에 정리를 시작한 터라 두 박스밖에 책을 정리하지 못했다. 저 박스는 들 엄두도 내지 못할만큼 무거운데, 이 방에 안 읽는 책이 얼마나 많냐하면 두 박스를 채우고 나도 별로 책이 빠진 느낌이 안 날 정도이다. 방을 나오면서 한 컷 찍었다. 또 다시 드는 생각: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내 방 환골탈태 프로젝트, 오늘부터 시작한다. 목표는 개강 전까지, 산뜻하고 머물고 싶은 내 방 만들기!

남해 드라이브 - 바른짬뽕, 해성고, 현재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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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동생이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날이었는데, 더운 집에 혼자 있으면서 그렇게 의미있는 것을 할 것같지도 않고 괜히 남해에 가고 싶어서 같이 따라갔다.   남해에 도착하니 4시 쯤이라 별로 밥 생각이 없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해 맛집인 바른짬뽕을 보니 '남해 올 기회도 별로 없는데 왔을 때 먹어야지'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진짜 전국 곳곳에 있었으면 하는 남해 맛집ㅠㅠ) 매장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사이즈이고  메뉴도 짜장, 짬뽕, 탕수육, 만두 등등으로 심플하다. 여기는 정말 모든 메뉴가 맛있다. '짬뽕'을 간판에 내건 만큼 짬뽕은 당연히 맛있고 여기에 오면 찹쌀 탕수육을 꼭 시켜야할 만큼 탕수육이 정말 맛있다. 내가 올해부터 고기를 거의 안 먹는데,  여기와서 찹쌀 탕수육을 안 먹는 건 진짜 후회할 일이라  小자 하나를 시켜서 반은 포장하고 반은 홀에서 먹었다. 사진 찍는 것도 까먹고 먹다가 생각나서 찍었다. 친구들이랑 처음 여기 와서 먹은 게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정말 보고싶기도 하고, 그 시절이 참 그립다. 2년이 지나고 다시 와서 먹은 짬뽕은 여전히 맛있다. 지금 글 쓰면서 보니까 또 먹고 싶어진다. 빨간 국물, 양파를 센 불에 볶아 낸 불향, 딱 적당한 간. 특히나 다른 중국집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실한 홍합을 듬뿍 올려주신다. 다만 아쉬운 건 내가 홍합을 절대 안 먹는다는 것... '바른짬뽕'이 아니라 '바른찹쌀탕수육'이라고 간판을 걸어도 될 정도로 맛있는 찹쌀탕수육...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도 거의 없고, 소스가 정말 별미다. 후르츠 칵테일 통조림 특유의 시큼한 맛도 없고 모든 게 적당하고 완벽한 소스ㅠㅠ 찹쌀탕수육을 맛있게 먹으려면 무조건 소스가 잘 배어든 후에 먹어야한다. 일반적인 중국집의 눅눅한 부먹을 생각하면 안 된다. 바삭한 상태도 물론 맛있지만 특제 소스가 배어든 찹쌀탕수육은 튀김이 쫀득쫀득해지면서 '찹쌀'탕수육의 진가를 보여준다. 처음에는 ...

턴챗 투게더 3일차 - Knowing Myself

  지난 이틀은 주제가 그렇게 흥미롭지 않아서(라는 핑계로 게으름 피우고 안 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스터디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늘은 주제가 'Knowing Myself'로 관심있는 주제이면서도 일상이나 시험에서도 흔한 대화 주제라 스터디에 참여했다.   오늘의 질문은 세 개였다. - 1. 자신의 장, 단점 말하기/ 2. 다른 어떤 조건들도 생각할 필요가 없을 때, 무엇을 하고 싶은지/ 3. 살면서 가장 성취감을 느낀 순간 - 셋 다 흔한 질문이면서도 늘 대답하기 어렵고(특히 첫 번째), 말할 거리가 있는 흥미로운 질문들이었다.   자신의 장, 단점을 말하라는 질문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숫자 상으로만) 어른이 된 지금까지 참 많이 들어왔는데도 너무 어렵다. 아직 뭘 모를 때는 무언가를 잘 하는 게 장점, 무언가를 못 하는 게 단점이라고 단순하게 답해왔다. 조금 커서는 어떻게 하면 장점같은 단점을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솔직함보다는 포장하려는 마음이 앞섰고, '어떤 일에 너무 몰입한다는 게 단점이에요~'와 같이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뻔한 말만 하게 되었다. 앞으로 수많은 면접들에서 장, 단점을 묻는 질문은 빠지지 않을건데,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을 준비해야할까? 너무 솔직하기도, 너무 가식으로 포장하기에도 어려운 질문이다. 오늘 스터디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따로 글을 써야겠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반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반은 진짜 실현할 마음이 있는 내 꿈에 대해 말했다. 나만의 학교를 세우는 일인데, 여기에 대해서도 다음에 시간을 내서 글을 써야겠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2학년 축제와 기말고사 기간이라고 답했다.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만큼 바쁘다는 표현을 피부로 느낀 때였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나는 '너가 정말 열심히 살았던 때는 언제니?'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나는 치...

턴챗 투게더 2일차

 오늘의 주제는 '타투'였다. 처음에는 '너무 마이너한 주제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관심없는 주제에 대해서도 말을 해봐야 진짜 영어 실력이 늘 것 같아 스터디를 예약했다.   아이스 브레이킹 질문은 '투명인간 능력과 비행 능력 중 무엇을 더 갖고 싶냐?'였다. 유치할 수도 있지만 이건 준비할 수 없는 돌발 질문이라 영어로 말할 때 순발력을 키우기 좋겠다고 생각했다. 5분간 자기소개와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는데, 영어로 처음 말한 어제보다는 확실히 더 자연스러워지고 편안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질문은 '타투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냐?'와 '스티커 타투와 영구적인 타투 중 무엇을 하고싶은가?'였다. 나도 30분간 답변을 준비하긴 했었지만 타투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었고, 나머지 스터디 메이트들도 그렇게 타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시간이 10분이나 남았다.   시간을 그냥 보내기는 아깝고, 침묵이 흐르는 분위기도 어색해서 '나는 새내기인데 시험칠 때 외에는 학교 생활을 못 해봤어. 다들 코로나 전에는 대학 생활 어떻게 했니?'라고 물어봤다. 다행히 다들 자기의 경험을 조금씩 말해주며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었는데, 이런 질문을 잘 받아주고 대화가 끊기지 않게 해 줘서 고마웠다. 그렇게 10분을 나름 꽉 채워서 얘기하고 say goodbye 했다.   둘째 날이 되어서 더 확실히 느껴지는 턴챗의 아쉬운 점은 피드백이 부족하다는 거였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생각나지 않아서 답답할 때 '이런 표현 쓰면 좋아~'라고 해줄 영어 선생님이 있다면! 그래도 영어 실력에 따라 매칭이 잘 되고, 다들 영어 실력 키우고 싶어서 스터디에 참여한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해이해지는 것 없이 열심히 참여해서 좋다. 무엇보다 운영진 측에서는 주제 선정, 스터디 그룹 매칭만 하다보니 가격도 저렴하다. 다른 학습 프로그램이나 독학으로 새로운 표현이나 문장을 배우고...

턴챗 투게더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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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심하고 변화가 없는 일상에 새로운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외활동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턴챗 투게더 2기 모집'을 발견했다. 활동 기간은 2주였고, 주 3회 이상 30분 영어 회화 스터디를 하면 되었다. 이런 활동에 지원하는 게 처음이고 영어 실력도 많이 부족해 안 될거란 생각으로 구글 폼을 작성해서 제출했는데, 이렇게 합격 문자가 와서 너무 기뻤다.    턴챗 스터디의 차별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한 것은 대화 주제를 선정해준다는 것이었다. 매일 오후 9시, 10시에 정규 스터디가 열리는데, 대화 주제와 관련 질문 2개가 미리 주어져서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주제 없이 그냥 대화를 하라고 하면 할 말도 없고 맨날 하던 스몰톡만 계속 반복하게 되어 영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그런데 턴챗 스터디는 주제가 정해진 토론 같아서 준비할 때 그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계속 정리하고, 그것을 영어 표현으로 옮기기 위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스터디를 예약하면 이렇게 스터디 일정이 잡히고, 예습할 수 있다. 예습하기에서는 주제 관련 질문을 두 개 던져주고 예시 답안도 준다.  쓸 만한 표현 리스트를 알려주는 것이 꽤 도움이 되었다. 나도 스터디에서 리스트의 표현을 써 봤는데,  그게 인식이 되면서 리스트의 표현을 썼다고 체크가 되었다. 스터디가 다 끝나고 나면 내가 스터디에서 한 말을 스크립트로 보여주는데,  지금 보니 정말 아무말 대잔치인 것 같다. 내가 원래 말했던 것과 다르게 인식된 것도 꽤 많은데, 발음에 신경써야겠다. 어떻게 말해야할지 생각이 잘 안나서 더듬은 것도 많고,  특히 완전히 문법이 파괴된 비문을 정말 많이 썼는데,  문법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영작과 회화의 뼈대를 잡아야겠다.  오늘의 주제는 'Personal Growth' 였다. 처음 5분은 아이스 브레이킹 타임으로 보내면서 자기소개를 하고, 턴챗에서 던져준 스몰톡 주제에 대해 잠시...

문득 토토를 보며 느낀 것

 일상에서 새삼스럽게 행복을 발견할 때가 있다. 6년 넘게 나와 함께 살고 있는 토토를 오늘 보며, 다시 한번 그런 행복을 발견했다. 손바닥만한 아기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토토는 늘 존재 자체로 행복을 주었다. 무심히 던진 내 시선이 토토에게 가 닿으면 사랑스런 눈길이 되었고, 말로 위로받을 수 없었을 때 녀석의 말없는 위로는 가장 큰 위안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머물게 되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고등학교 3년 동안 떨어져 지낸 토토와 매일 함께 지낼 수 있게 되어 참 감사하다. 토토가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해줄 수 없기에 이 시간은 더욱 소중하다. 배불리 먹고 게으르게 졸고 있는 토토를 보면, 나는 왠지 모를 안도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더운 여름 축 늘어져 있는 토토를 보면 '너도 많이 덥구나'라는 생각에 부채질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곤 했다. 이제 사람도, 토끼도 지치게 한 무더운 여름이 물러갔다. 우리 토토가 가장 좋아하는 사과가 많이 나는 가을이 돌아왔으니 토토와 사과를 노나먹으며 정다운 추억을 쌓아야겠다. 

전면 비대면 강의 공지 - 2학기를 어떻게 보낼까

 1학기 때 큰 난리를 치르고 2학기 때는 좀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래서 어제 2학기 전면 비대면 강의를 시행한다는 소식을 메일로 공지받았다. 이미 한 번 겪은 일이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1학기 때는 학교 측에서 상황을 두고 보자는 식의 태도를 취해서 결정을 여러 번 반복했는데, 2학기 학사 일정은 깔끔하게 공지되어서 그래도 나았다. 1학기 때 나는 여러모로 불안정했다. 새내기 라이프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까닭도 있었지만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데서 오는 답답함과 무기력함, 지난 날의 잘못들에 대한 죄책감이 나를 괴롭게 했다. 2주 간격으로 바뀌는 학사 일정 탓에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짜증스러움도 있었다. 어떻게 공부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장짤'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것도, 나보다 수학, 과학을 이미 깊게 공부한 과학고, 영재고 출신 학생들과의 막연한 경쟁도 스트레스였다. 이런 것들이 합쳐진 1학기는 어떤 능률이나 보람도 없이 꾸역꾸역 공부했던 무채색의 나날들이었다. 꿈도, 갈피도, 열정도 잃은 채 내던져진 나는 매일 스스로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야만 했다. 이런 날들이 지나고, 다른 의미로 힘들었던 한달 반의 집중보강기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올 때 만약 2학기가 또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면 이렇게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내 삶에 스스로 활력을 불어넣기로 결심했다.     우선 나는 바쁘게 살기로 결심했다. 1학기 때 나는 정말 공부만 했다. 학교에서 시키는 양이 많기도 했지만 내가 공부밖에 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른 것들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웠기 때문이다. 다른 취미생활이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시간들을 의미없게 흘려보냈고, 그러다보니 공부하고 나서 시간을 때우다 때가 되면 공부하는 것의 연속이었다. 어떤 계획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공부해야하니까' 라는 핑계를 대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공부밖에 ...

온라인 쇼핑을 하며 느낀 것들

  나는 물건을 살 일이 있으면 거의 온라인 쇼핑으로 해결한다. 지방에 살아서 중학생 때부터 옷은 거의 인터넷으로 샀고, 고등학생 때는 거의 옷을 살 일이 없었으며, 코로나 시대의 대학생인 지금도 열심히 온라인 몰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 쇼핑을 할 때마다 거의 항상 돈을 주고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꽂히는 물건도 없고, 그러다보니 옷 하나를 살 때도 너무 많은 시간을 썼으며, 실제로 물건을 받아보면 내가 이거 하나 사려고 그렇게 많은 시간동안 눈 빠지게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독특하고 마음을 확 사로잡는 옷보다는 '무난한' 스타일의 옷이 많아 물건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것이 아니다보니 사이즈, 품질에 대한 후기도 꼼꼼히 읽어봐야하고 화장품의 경우 발색과 지속력에 관한 블로그 리뷰들을 수도 없이 읽어봐야한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물건을 사고 싶은 내 욕심 때문에 쓰는 시간인 것은 알면서도, 시간이 아까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시간, 금액, 만족도 세 가지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을까? 자본이 넘쳐나서 선택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선택'은 불가피하고, 자본이 충분히 많다고 하더라도 '일단 사고 보기'는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없을 뿐더러 내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도 못한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많은 물건들 사이에서 고민을 해도 결국 사는 물건은 처음에 보고 확 꽂혔던 '그 물건' 몇 개 뿐이다. 잠시 망설이게 했던 물건들은 내 시간만 야금야금 잡아먹을 뿐, 결국 선택에서는 배제된다. 내가 시급이 얼마짜리 사람인데라는 생각을 하면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러면 나는 좀 더 과감해도 되는 것일까? 조금 두렵긴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내 시간을 스스로 좀먹으며 살아갈 수 없다. 온라인 쇼핑을 하며 내 ...

블로그를 시작하며

   블로그를 시작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사실 수험생활 직후부터 생각해온 일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계획을 잡은 나머지, 어떤 블로그 플랫폼을 선택할지 계속 망설이면서 정작 글쓰기는 계속 미뤄왔다. 대학 첫 여름방학을 무료하게 보내고 있다가 지금 당장 블로그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실행했다. 원래는 브런치를 할까 생각했으나, 나는 사소한 일상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편안한 플랫폼이 좋아서 구글 블로거를 선택했다. (티스토리는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 사이라서 딱 좋아 보였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구글 블로거가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구글 블로거는 과연 소문대로 투박했고, 웹 언어를 모르는 나는 카테고리 만드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나 오랜 시간 함께할 블로그이므로, 너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나의 세계로 만들어가기로 했다.   다음은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몇 가지 이유들이다. 1. 혼자만의, 그러나 열린 공간이 필요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를 대나무숲에서 외쳤던 사람은 자기 집 화장실이 아닌 대나무숲에서 비밀을 외쳤을까? 일기장에 솔직하게 적은 나의 마음, 나의 비밀을 사람들이 절대 알지 못했으면 하는 마음과, 일부러 일기장을 슬쩍 흘려 누군가는 그것을 읽어봤으면 하는 이상스럽고 모순적인 마음이 공존한다. 만약 내가 전자만을 바랐다면 혼자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을 것이고, 후자만을 바랐다면 SNS에 몰두했을 것이다. 나는 남들에게 말하기는 애매한 혹은 어려운 생각들을 블로그에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말하기 부끄럽다기보다는 누군가를 잡아두고 말하기에는 너무 사소한 생각들 혹은 오랜 시간 고민해봐야할 심오한 생각들이다.) 그렇게 나는 글을 남기고 떠나고, 누구나 그 글을 읽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자신과 같은 관심사의 글을 읽으면서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드는 반가움과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렇게 두 가지 상반된 속성이 절묘하게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