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20의 게시물 표시

D-10에서 D-Day까지, 그리고 시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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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올린다고 다짐했던 것 같은데 어쩌다보니 또 이렇게 되었다ㅎㅎ 그렇지만 마지막 변명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거의 매일 공부하는 시간과 그날의 일과는 사진으로 기록해뒀다. 시험이 끝난 지 벌써 하루가 지난 오늘, 내가 10일을 치열하게 보냈는지 스스로 평가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야겠다.    10월 16일   이날 생각보다 한 게 없다. 일물연 수업 시간 전에 일물연 문제를 풀고, 미적 smp를 듣기 전에 미적 과제를 하고 운동을 한 게 다이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분명 쉬지 않고 뭔가를 계속했다는 사실 하나로 많은 것을 해냈다고 착각하는 날. 그럴 때 내가 정말 뭔가를 했는지, 또는 뭔가를 질질 끌었는지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어떤 일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내에 내가 어떤 일을 했는가를 체크하는 것이다. 오늘은 후자에 가까운 날인가보다. 충분히 치열하지 못한 오늘은 빨간색 X를 그을 수 없다. 10월 19일   오늘은 지정한 양을 다 끝내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불태웠다. 왜냐하면 발등에 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날이 물리 퀴즈라 최소한 물리 4주차와 5주차를 복습해야했기 때문이다. 여러 기초 과목 중 물리가 수업 관리도 그렇고 조교 시간도 그렇고 엄격한데, 그만큼 사람을 공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1학기 때 학생의 자율에 모든 것을 맡긴 미적분학의 결과는...나에게는 처참했다ㅋㅋㅋㅋ)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일반 화학 실험이 끝났기 때문에 오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반강제적으로라도 불태운 오늘은 빨간색 X! 10월 21일   어제 물리 퀴즈를 끝내고 넉다운됐던 것 같다. 오늘은 퀴즈 범위에 들어가지 않아 복습을 하지 않았던 물리 1주차 과제를 복습했다. 공부가 참 신기한 게, 뭐든 당시에 배울 땐 너무 어려운데 좀 더 공부를 많이 한 후에 다시 돌아와서 보면 쉽게 쉽게 풀린다. 그러니까 처음 배우는 느낌은 ...

오늘의 교훈: 계속 생각하지 않다보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_D-10(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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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공부할 때 나쁜 습관이 있다. 딴 생각을 하다가 떠오르는 것을 바로 인터넷에 찾아보는 것이다. 이건 정말 공부랑 관련된 것도 아니고 오로지 '잡념'이다. 처음에는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게 할 바에야 빨리 검색하고 잊고 넘기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이란 게 원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라 한 번의 클릭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래 유튜브에 3일 안 들어가면 보고 싶은 동영상 자체가 생기지 않는 것처럼, 웹서핑을 하고 싶은 게 있어도 3일만 안하면 굳이 찾아보고 싶은 것 자체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잡생각이 떠오르면, 그냥 참아보자. 오늘의 순공 시간은 5시간 9분.

오늘의 교훈: 미리미리 준비하면 복이 온다_D-11(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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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항상 예습과 복습을 한다. 그런데 2학기 때는 복습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1학기 때는 어땠는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1학기 때는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때라 1시간짜리 수업을 위해 2시간 이상 예습을 해 가곤 했다. 그래서 수업은 마치 내가 이미 배운 내용에 보충 설명을 자세히 해주는 느낌이었고, 수업을 들은 후 책을 읽으면 훨씬 잘 들어왔다. 그러나 게을러진 2학기 때는 예습을 소홀히했고, 따라서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복습은 복습이 아니라 독학의 시간이었다. 뭐든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에게 복이 오는 것이다. 

오늘의 교훈: 사람은 상상하는 모든 것을 미룰 수 있다_D-12(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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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다못해 공부 일기까지 미루다니...정말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미룰 수 있다. 한동일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내일로 미루고 싶은 그 마음을 내일로 미루세요."

오늘의 교훈: 아프지 말자_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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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며칠간 급체 때문에 고생했다. 체한 건 처음인 것 같은데, 토하고 열나고 어지럽고 정말 별로였다. 덕분에 그날은 그냥 out. 건강이 0순위다. 오늘은 다 낫고 나서 공부한 첫날이다. 평일 공부량인데도 저번 주말 공부량과 비슷하다면 주말에 더 분발해야한다는 의미겠지?

가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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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너무 좋아 밖에서 걷고 싶었다.  아파트 8층까지 올라오는 은목서 향기에 매혹되어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카페에서 <가을 아침>이 흘러나온다.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기쁨이야, 가을 아침 내겐 정말 커다란 행복이야. <가을 아침>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으며 걸어간다.   집 앞의 초등학교가 보인다. 주말이면 아이들이 축구하는 소리로 시끌시끌했던 운동장이다. 배우 없는 무대는 황량하다. 내가 초등학교에 가본 것이 언제적이었나. 아마 동생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가 마지막이었을 거다. 깔끔하고 밝은 색으로 칠해진 교실, 경쾌한 음표같은 아이들. 문득 내게도 초등학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시절이 그립다는 이야기와는 다른 말이다.   여름날 작열하던 태양 아래서 땅속으로 기어든 냇물도 가을의 선선한 공기에 소생하여 흐른다. 여름의 태양은 단순히 내리쬐지 않는다. 그것은 작열하며 지상의 모든 존재를 지표면으로 납작하게 내리누른다. 나는 태양의 살기를 너무나도 분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가을이다. 집에서 창문을 열어두면 찬 바람이 불지만 밖으로 나가면 따스한 태양의 온기가 있는 가을이다.       나는 비행기를 보는 것이 좋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늘 위 작은 점처럼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는 것도 좋고 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을 만큼 육중한 몸체가 땅에 발을 딛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나는 날씨가 좋은 날이면 공군교육사령부의 비행기 모형을 보러 간다. 이곳은 나의 비밀 장소다. 여기는 워낙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는 때때로 누운 채로 비행기 모형을 올려다 보기도 한다. 나는 차가운 돌바닥이 더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누워있곤 한다.    철조망 너머로 진짜 비행기인 것같은 몸체가 보인다. 정문 위에는 맹렬한 기세의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있다. ...

오늘의 교훈: 눈 딱 감고 하면 된다_D-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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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기상시간은 9시 41분정도. 나는 오후 2시까지 잠을 잤다 하더라도 무조건 12시에 취침해야 하는 사람이라 어제 1시 반까지 깨어있었던 건 그리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잠을 너무 사랑하는 나는 더 자고 싶었지만 그러다가 어제 꼴이 날 것 같아 이불을 개고 세수를 했다. 침대에 있을 때는 지금 일어나기에는 너무 피곤한 것 같지만 일단 이불을 개고 세수를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진다. 그러니까 일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별 거 아니고, 눈이 떠졌다면 나는 이미 충분히 잔 것이고, '일단' 침대에서 등을 떼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말이다.    토토랑 같이 아침을 먹고 공부를 좀 하다가 갑자기 스시가 먹고 싶어서 스시를 먹으러 다녀왔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말 즉흥적인 사람이고, 뭔가 생각나면 그때 바로 실행해야하는 사람이라 혼자 뭘 하는 걸 잘 하고, 또 편하다. 나간 김에 3일 전부터 생각나던 공차 초콜릿 밀크티도 테이크 아웃 해왔다. 일반 화학 퀴즈 복습을 거의 1주일 전부터 미루기만 했었는데, 그냥 눈 딱 감고 시작했다. 해보니 이미 풀어봤던 거라 정말 별 거 아니었고, 틀리거나 막힌 문제를 통해 내가 부족한 부분이 어딘지 빠르게 체크할 수 있었다.   오늘의 교훈은 뭐든 눈 딱 감고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책을 펴기까지가 힘든 거지, 일단 책을 펴면 별 생각 없이 하게 되더라. 그러니 모든 일에 있어 시작을 망설이지 말자. 

오늘의 교훈: 일단은 '절대적인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_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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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그렇게 결심하고 오늘 일어난 시간은 10시 50분이었다. 사실 6시에 알람을 맞춰놨고, 알람이 2분동안 신나게 나를 깨우는 걸 침대에서 꿈지럭거리면서 감상하다가 무시하고 재취침했다. 다시 눈을 떠보니 9시 반이었는데, 또 다시 눈을 떠보니 10시 50분이더라. 너무 자서 허리가 쑤실 정도였다. 나 때문에 토토는 3시간 넘게 쫄쫄 굶고 있었다. (미안해 토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어디든 밖으로 나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어제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집만큼 공부하기 최적화된 장소는 없으며 독서실은 돈낭비가 확실했다. 그래서 집을 카페처럼 만들어놓고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싹 정리하고, 거실에 새로 들어온 원목 탁자 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향초를 올려둔 후 스피커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모아둔 플레이리스트를 틀었다. 확실히 노래는 이어폰으로 듣는 것보다는 스피커로 듣는 게 사운드 자체도 더 좋고 하는 일에 방해도 덜 된다.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면 누가 자꾸 귓속말하는 것 같아 방해되는 때가 많은데, 스피커에서 공간으로 울려 퍼지는 노래는 백색소음이 된다.    '늦게 일어난만큼 열심히 할거야' 라고 정신승리하면서 공부했지만 역시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오전을 잠으로 다 날렸으니 정말 할 말이 없다. 어제 그렇게 선언해놓고 오늘을 이렇게 보낸 게 너무 부끄러워 포스팅하지 말까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그게 더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고, 자신의 치부, 그것도 내가 만든 나의 치부는 드러내서 반성하는 것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오늘 공부 일기를 쓴다. 그래서 오늘 내가 계획한 일과와 끝낸 일과, 순수 공부 시간은 아래 사진과 같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를 보내길. (보다시피 반도 못 끝냈을 뿐더러 물리는 손도 못 댔다.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하는데...)

시험기간까지 빡공 선언 - 2020 2학기 중간고사 D-17

   오늘 미적분학 퀴즈를 봤다. 비록 성적에 들어가진 않지만 내 실력을 중간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나는 이 기회에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이것을 기회로 활용할 수 없었다. 다만, 권태로운 일상을 잠시 자책하며 멍한 눈으로 기회를 떠나 보냈다. 슬프게도 나는 게을러지고 있다. 게으름은 나의 일상을 부지런히 갉아먹고 있었다. 참 모순적인 표현이지만 게으름은 그 어떤 것보다도 부지런히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학점도 걱정이 되고, 초점 없는 눈빛으로 귀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요즘의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블로그에 하루 인증 자기 관리를 하려고 한다. 보여주기 식일 수 있지만, '보여줄 것'이라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이다. 사실 이 프로젝트도 1, 2주 전부터 생각해왔지만 매일 늦게 일어나고 핑계를 대는 바람에 미뤄왔었다. 내일부터 일어난 시간,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스스로 반성과 칭찬, 개선할 점을 업데이트하려 한다. 일단은 중간고사 기간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그날을 되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삶의 가치를 더한다고 생각하므로, 습관으로 계속 가져갈 수도!

행복을 찾는 작은 여행 - 진주 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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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3 때 혼자 걷는 즐거움에 눈뜨게 되었다. 혼자 걸으면 사색을 즐길 수도 있고, 사실 혼자 걷는 것은 나와 함께 걷는 일이기 때문에 전혀 외롭지도 않았다. 가장 평범한 것들이 특별하게 다가올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혼자 걷기였다. 점심 시간이면 학교 화단 근처를 산책하며 이런저런 상념에 빠지기도 하고, 정 답답할 때는 주말 점심 시간에 몰래 힐튼 호텔까지 걸어가기도 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그냥 슬리퍼를 손에 들고 양말만 신은 채로 길의 감촉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그 순간 가장 자유로워졌다.   고 3이 끝나고 혼자 서울 여행을 갔다. 할머니 집에서 머문 탓에 여행 치고는 정말 불편 없이 지냈다. 나는 매일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일기장에 쓰고 백팩을 매고 집을 나섰다.  그렇게 매일매일 새로운 곳을 마음껏 걸었고, 중간에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면 즉흥적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다른 누구와도 타협할 필요가 없었고, 나는 내가 느끼고 싶은 방식으로 느끼고 싶은 만큼 그날의 여행지에 온전히 몰입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걷다가 서울 시립 미술관에 들어가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 앞에서 그 작품을 눈 안에 담아버리고 말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몇 분간 서 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조금 지치면 서울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척하며 도서관을 가득 채운 책과 책을 읽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여행을 했고, 나는 그런 작고 소소한 여행들이 참 좋았다.    집으로 돌아온 후 방에서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과제만 하니 참 무료했고, 나의 방랑벽이 답답한 내 마음을 살살 긁었다. 그래서 작고 지루한 지방 도시인 이곳에서도 행복을 찾는 작은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결정은 어제 점심 즈음에 스멀스멀 피어올랐고, 어제 오후에 선언했으며, 오늘 점심에 떠났다.     오늘의 여행지는 내가 진주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진주문고였다. 진주 문고에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