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21의 게시물 표시

프랑켄슈타인

   올해 처음 읽은 책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었다. 나는 '증오'라는 감정에 주목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고, 막연한 증오가 한 존재를 얼마나 추악한 나락으로 이끄는지 목도했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를 타당한 이유 없이, 그러나 극렬하게 증오한 적이 있다. 어쩌면 나는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모습을 사람들이 괴물을 보는 눈으로 보며 경멸하고, 그래서 증오의 대상이 적어도 내게는 진짜 괴물이 되어버리게 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사람들은 흔히 프랑켄슈타인을 시체로 만들어진 괴물의 끔찍한 복수극 정도로 생각하는데, 진짜 괴물은 이유 없는 증오다. 괴물은 사랑받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이에게 이유 모를 증오의 대상이 된 그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며 실제로는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난도질하며 자학했다. 스스로마저 증오하게 된 괴물에게 연민을 느꼈다. 나는 지난 날 나의 행동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후회했다. 

2021년 1월 1일

  정말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로 돌아왔다. 원래 새해 다이어리는 딱 해 넘어가기 전에 받아서 1월 1일의 해를 보며 첫 글을 써야하는데 요즘 연말연시에다 코로나로 인한 유연 근무제로 배송이 확연히 느려져 아직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나의 키티에게 돌아와 한 해를 떠나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소감을 심심하게 풀어볼까 한다.   음, 사실 어른이 되면 뭔가 확실히 달라지는 게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고 2에서 고 3으로 올라갔을 때 느꼈던 것처럼 인생은 계단이 아니라 연장선이었다. 생각보다 충격적인 변화를 느끼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걸어온 후 뒤를 돌아보면 풍경이 달라 보이는? 20살의 나도 19살의 나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내 주변 환경이 많이 변해 거기에 적응하다 보니 내 시야도, 생각도 조금 변했을 뿐이다.    2020년을 정리하자면 '방랑의 해'였다. 언택트 시대에 방랑은 어떻게 보면 어울리지 않는 단어일 수 있다. 그러나 방랑, '정한 곳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님'이라는 말로 정의된 이 단어는 나의 2020년을 관통한 단어였다. 지금껏 나는 많은 것이 정해진 길을 그저 달려왔다. 나는 정해진 목적지가 있었고, 지름길을 찾고 빨리 달려가는 것에만 열중하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목적지마저 내가 설정해야 했고, 나는 하굿둑 앞에 선 강물의 심정으로 너무 넓어져버린 선택지에 당황해서 더 이상 걸음을 뗄 수 없었다. 2020년 초의 나는 서울을 방랑했고, 2020년 내내 나의 마음은 끊임없이 방랑했다. 처음으로 주어진 자유의 물살은 방향을 정하지 못한 화살표를 바다 깊은 곳으로 침잠하게 했다.    그러나 정하지 않았다라는 말은 무엇이든 정할 수 있다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2020년 후반에야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자유의 물살을 순풍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2021년에는 오롯이 나를 위한 목표를 정했다. 1.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기 - 무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