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환골탈태 프로젝트 - 2일차
본격적인 책 정리 작업에 들어섰다. 책이 정말 끝도 없이 나왔는데, 책을 정리하면서 '그 책을 읽던 그 시절'이 떠올라서 몸은 힘들어도 나름대로 좋은 시간이었다. 어릴 적 정보화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던 시절부터 함께해온 책, 엄마 아빠가 대학생 때 읽던 책, 초등학교 때 권장도서라고 샀던 책들... 책들은 사람들과 나이를 함께 먹는다. 사진은 강렬하게 그때 그 순간으로 데려가주지만 책은 잔잔하게 그 시절을 산책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래서, 책이 좋다.
책을 쌓아 만든 탑이 도대체 몇 개인지...
위인전을 정리하다 느낀건데, 어릴 때 위인전을 읽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사람의 역사는 곧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고,
위인전에 실릴만한 사람들은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일대기만 읽어도 그 사람이 산 시대,
그 사람이 종사한 분야의 역사를 알 수 있다.
나도 집에 있을 때 위인전 전집을 한 번 다시 읽어볼까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 이만큼 비우고 앞으로 뭘 넣을지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놨다.
여전히 너저분해 보이지만, 오늘 진짜 열심히 일했다...
이 책들은 내 추억의 책들이다.
책 한권 한권, 이야기가 없는 것들이 없다.
Why책 질병은 7살 때 이비인후과에서 빌려왔다 다시 갈 일이 없어 못 돌려줬던 건데,
만화책을 사지 않는 우리집에 몇 권 없는 만화책이라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읽었다.
많은 Why책 시리즈 중 '질병' 편이라 읽을 때마다 온갖 질병과 바이러스들에 감염될까
너무 무서웠고 그 영향이 은연 중에 조금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성인과 천사 이야기는 어릴 적 성당을 다녔을 때 샀던 책인데 이상하게 나는 그 책이 좋았다.
성인들과 성녀들의 삶과 기적들, 내 눈을 끌던 명화들...
한때 나도 성인이 되고싶어했던 기억이 있다.
어린왕자는 내 삶에 너무 특별한 something이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매우 길기 때문에 언젠가 이에 대해 제대로 글을 써야지.
사랑의 학교도 우리집에 몇 권 없는 귀한 만화책이라 많이 읽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맨 아래 깔려 있는 책들은 초등학교 1, 2학년 무렵 읽던 영어 동화책들인데,
아직도 내용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느림보 5대 임금님의 핌피 공주도 여전히 생각나고.
정리를 하다보면 꼭 잃어버렸던 것들, 잊어버렸던 것들을 찾게 되어 기분이 좋다.
그런 물건을 오랜만에 보며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밤은 동화책을 몇 권 읽다 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