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페이스드 본라이크 디스 팔레트

  어제 주문한 본라이크 디스 팔레트가 오늘 쓱~ 왔다. 정가는 56000원인데 16%정도 할인 받아서 47000원 정도에 샀다. 화장품을 싹 갈아엎으면서 아이섀도우는 어반디케이 리로디드 하나로 연명하고 있었는데, 버릴 색이 없는 무난템, 베이직템이긴 하나 화장할 때마다 아쉬움이 너무 커서 팔레트를 하나 더 샀다. 원래는 같은 어반디케이에서 나온 체리 또는 히트를 사려고 했는데, 두 팔레트는 컨셉이 너무 강해서 한쪽 계열 색만 있는 것이 아쉬워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어떤 팔레트를 살까 수십 번 고민하고 내 시간도 함께 날리다가 투페이스드의 본라이크 디스 팔레트를 발견했고, '이거다!' 라는 마음의 외침과 함께 결제했다.


  나는 동물실험을 하는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화장품을 고르는 범위가 매우 한정적인데, 특히나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면서도 색 잘 뽑고 질 좋은 색조 화장품을 고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내가 최근 이런저런 이유로 채식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만큼 동물실험 안 하는 화장품 쓰기 원칙은 철저하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다. 동물실험에 예민해지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드라마에 스쳐가는 한 대사였는데, 립스틱을 테스트하기 위해 토끼 눈에 립스틱을 바른다고 했다. 남을 아프게 하는 화장으로는 결코 아름다워질 수 없고, 토끼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동물실험 화장품을 소비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기존에 있던 화장품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파우치를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한 후 동물실험을 하는지 확인을 하면 괜히 그 물건에 아쉬움만 남기 때문에 나는 동물실험 안 하면서 화장품 잘 만드는 브랜드를 몇 개 고르고, 주로 그 브랜드 제품만 쓴다. 그래서 내 파우치는 몇 개 되지 않는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들로 가득 차 있다. 내가 지금까지 가장 좋아하고, 내 파우치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브랜드는 어반디케이다. 파운데이션, 컨실러, 글로시 틴트, 팔레트 모두 어반디케이 제품인데,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다. 


  최근 새롭게 알게 된 동물실험 안 하는 화장품 브랜드는 투페이스드였다. 'Too Faced'라는 이름에서 뭔가 시꺼먼 스모키 화장이 잘 어울리는 쎈 언니가 쓰는 브랜드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오히려 에뛰드 하우스처럼 러블리하고 키치한 컨셉의 브랜드였다. 본라이크 디스 팔레트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레이디 가가의 노래 'Born this way'가 딱 떠올랐고, 그래서인지 뭔가 더 마음에 들었다. 여튼 서론이 길었고, 본격적으로 본라이크 디스 팔레트를 리뷰해보겠다.





  위에는 종이 포장, 아래는 팔레트 본품. 그런데 차이가 없다. 즉, 케이스가 그림책 표지같은 종이 재질이라는 것이다. 이 점이 조금 아쉬웠다. 열리는 부분은 자석으로 처리되어 열고 닫기가 쉬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잘 열려서 이동 중에 열리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들었다. (정말 이건 대재앙) 





  내부는 이렇게 거울이 있고, 7가지 색조가 각각 쉬머, 매트 제형으로 2개씩 있어서 총 섀도우 수는 14구였다. 내가 지금 아이섀도우 브러쉬가 없어서 이번 팔레트 오면 내장된 거 써야겠다 싶었는데 아쉽게도 브러쉬는 내장되어있지 않다. 매트 섀도우와 쉬머펄 섀도우 양의 비율이 사용 빈도에 맞게 조절되어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왼쪽부터 컬러를 표기하자면 


Swan - Glistening Snow

Shimmering Pearl - Seashell

Nude - Sparkling Sand

Rose Gold - Petal

Warm Rose - Sparkling Rum

Golden Light - Maple

Cocoa - Sugared Chestnut

Sparkling Sable - Truffle


<Swan & Glistening Snow>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정말 하얀 섀도우이다. Swan은 옅은 핑크 톤의 아이보리 색상이다. 여기서 강조된 건 핑크가 아니라 아이보리다!! 단독으로 쓰긴 좀 그렇고 컬러 간 경계를 풀어줄 때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Glistening Snow는 흰색 베이스에 골드 펄이 섞인 색상인데 처음에 발라봤을 때는 분필처럼 뭉쳐 나와서 뭐지 싶었다. 그런데 이걸 살살 문질러 펴발라보니 금펄이 은은한 광을 내서 눈 쪽 하이라이터나 코 쪽 하이라이터로 써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하이라이터보다는 펄 입자가 굵은 편이므로 화려한 화장에서 소량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Shimmering Pearl & Seashell>



  
 Shimmering Pearl은 샴페인에 진주를 던져넣은 듯한 느낌의 컬러다. 은은한 미색의 진주를 샴페인에 막 던져넣었을 때 진주를 감싸는 황금빛 기포! 여튼 그런 느낌이다. Seashell은 실제 색상보다 핑크 톤이 덜 나왔는데, 실제로는 인디 핑크 베이지 컬러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 같다. 봄에 잘 어울리는 핑크 베이지 트렌치 코트가 생각나는 색이다.


<Nude - Sparkling Sand>




  Nude 색상은 매트한 브라운 컬러인데, 이 색도 핑크 베이스다. 사진은 실제 색상보다 더 회색빛이 많이 돌고 분홍빛은 빠진 상태로 나왔다. 이것도 뭔가 트렌치 코트 생각나는 색인데 이 색상 옵션을 출시한다면 아마 핑크 브라운이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을까 싶다. Sparkling Sand는 Nude 색상보다는 좀 더 짙은 매트 브라운 컬러에 골드 펄이 들어있다. 실제로 발라보면 쿠퍼 색상(구릿빛)도 도는데 내가 원래 쿠퍼 계열 컬러들, 그러니까 주황 베이스를 가지는 컬러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그 색들도 나를 별로 안 좋아한다...) 이건 뭐랄까 약간의 핑크톤도 섞여서 예뻤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색인데, 사진과 실제 색상이 가장 차이 나는 색상이기도 하면서 섀도우 색상과 발랐을 때 색상이 가장 다른 색이었다. 


<Rose Gold & Petal>



  글을 쓰다보니 느낀건데, 카메라가 확실히 핑크 톤을 잘 못 담아내는 것 같다. Rose Gold 색이 실제로 보면 진짜 예쁜 색인데 내 눈에 보이는 이 색이 잘 담아지지 않아 아쉽다. 섀도우 컬러를 보면 약간 버건디 톤 같은 느낌도 드는데, 실제로 발라서 빛을 받으면 딱 스파클링 로제 와인이 생각난다. Petal은 인디 핑크 스웨이드가 생각나는 색상! 이것도 역시 카메라는 분홍빛을 담아내지 못했다...톤다운된 핑크 컬러인데 눈에 올리면 내 눈에는 좀 부어보일 것 같고 은은한 버건디 화장을 했을 때 블러셔로 쓰면 딱 예쁠 것 같다.


<Warm Rose & Sparkling Rum>



  지금 팔레트를 노트북 앞에 갖다 놓고 사진이랑 계속 비교하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점점 화가 난다. 내가 보는 섀도우 색은 이렇게 희끄무레하고 잿빛 도는 색이 아니라 진짜 톤다운된 로즈 컬러의 정석을 보여주는 예쁜 색들이란 말이다!!!ㅠㅠㅠㅠ Warm Rose는 내 베스트 픽 컬러다. 사진을 보면 믿기지 않겠지만 톤다운된 버건디 색상인데, 정말 장난 아니게 예쁘다!! 이 색을 말로도, 사진으로도 표현하지 못한 내가 답답할 정도... Sparkling Rum은 그래도 실제 색상과 비슷하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좀 더 버건디 빛을 띤다. 


<Golden Light & Maple>




  Golden Light은 내가 본 금펄 중 제일 예쁜 색상이었다. 금펄은 잘못하면 사이보그광? 갈치광? 여튼 그렇게 되는데 이건 크리스마스 파티 때 올리고 가면 딱인 컬러였다. 색상도 실제 색에 가깝게 나온 것 같다. Maple은 실제로 더 주황 빛이 많이 도는 컬러다. 어반디케이 리로디드의 Boundaries와 많이 비슷한 색인데 쉐딩으로 써도 좋을 듯하다.


<Cocoa - Sugared Chestnut>




  이 카메라 또 로즈 컬러 못 담아낸다...!! Cocoa 컬러는 내 세컨 픽이었다. 따뜻한 로즈 브라운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색은 진짜 예쁜데 내가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옛날에는 내가 피부 톤이 어둡고 노란 편이라 단순히 가을 웜이야~ 라고 생각했는데 주황 톤이 베이스가 되는 색들이 진짜 안 어울리고 오히려 버건디 컬러, 매트한 브라운 컬러가 잘 어울리는 걸 보며 대충 가을 딥 겸 살짝 쿨톤에 가깝나보다라고 셀프 진단을 했다. Sugared Chestnut은 말 그대로 밤에 금빛 설탕을 입힌 것 같은 색상이었다. 무난하게 잘 쓰일 수 있는 색이다.


<Sparkling Sable & Truffle>




 Sparkling Sable은 역시나 사진에서 장밋빛 한 스푼 넣으면 완성되는 색이다. 겨울을 나는 장미 넝쿨이 생각나는 색이다. 고동색에 핑크펄이 들어갔는데 짙은 음영을 넣을 때 사용하면 되겠다. 마지막으로 간지나게 BORN LIKE THIS로 마무리하는 Truffle은 저 색이 아니다. 딱 초코 색인데, 초콜릿 만들 때 장미 꽃잎 하나 넣었다 생각하자.
 




 위쪽은 그냥 자연광(굳이 빛이 비추는 쪽에 놓지 않았음), 아래쪽은 스탠드 아래. 발색도 잘 되고 가루 날림도 적다. 외국 브랜드 팔레트는 좀 부담스러울만큼 강렬한 색이 한 두개씩 들어가 있거나, 한국 로드샵에서 나오는 미묘한 톤 다운 컬러가 많이 없어 아쉬웠는데 본라이크 디스 팔레트는 나의 아쉬움을 모두 날려주었다. 정말 완벽한 팔레트야... 너무 좋은 소리만 써 놓은 건 맞는데 내가 사본 섀도우, 팔레트 중 가장 마음에 든다. 가격도 47000원에 샀으면 잘 산듯!



"남을 아프게 하지 않고도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내 방 환골탈태 프로젝트 - 마지막날

오늘의 교훈: 미리미리 준비하면 복이 온다_D-11(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