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드라이브 - 바른짬뽕, 해성고, 현재를 사랑하자
오늘은 동생이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날이었는데, 더운 집에 혼자 있으면서 그렇게 의미있는 것을 할 것같지도 않고 괜히 남해에 가고 싶어서 같이 따라갔다.
남해에 도착하니 4시 쯤이라 별로 밥 생각이 없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남해 맛집인 바른짬뽕을 보니 '남해 올 기회도 별로 없는데 왔을 때 먹어야지'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진짜 전국 곳곳에 있었으면 하는 남해 맛집ㅠㅠ)
매장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평범한 사이즈이고
메뉴도 짜장, 짬뽕, 탕수육, 만두 등등으로 심플하다.
여기는 정말 모든 메뉴가 맛있다.
'짬뽕'을 간판에 내건 만큼 짬뽕은 당연히 맛있고
여기에 오면 찹쌀 탕수육을 꼭 시켜야할 만큼 탕수육이 정말 맛있다.
내가 올해부터 고기를 거의 안 먹는데,
여기와서 찹쌀 탕수육을 안 먹는 건 진짜 후회할 일이라
小자 하나를 시켜서 반은 포장하고 반은 홀에서 먹었다.
친구들이랑 처음 여기 와서 먹은 게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정말 보고싶기도 하고, 그 시절이 참 그립다.
2년이 지나고 다시 와서 먹은 짬뽕은 여전히 맛있다.
특히나 다른 중국집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실한 홍합을 듬뿍 올려주신다.
다만 아쉬운 건 내가 홍합을 절대 안 먹는다는 것...
처음에는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새 탕수육을 딱 한 개 남겨두고 아쉬워하고 있다.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소스 비결이 뭐지, 저 알갱이는 한천인가?'
탕수육을 하나 남겨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어딘지도 알고 전화 주문도 못하지만 괜히 가져오고 싶어서 그냥 가져왔다.
3년동안 나의 집이었던 덕일학사.
이곳에 다시 온 나의 마음은 방학을 마치고 기숙사로 다시 들어오는 고등학생이다.
여전한 것들과, 새로워진 것이 어울려 함께 있는 모습을 조우하는 감회가 새롭다.
뜻밖에도 기숙사 로비에서 교감 선생님과 빵상 선생님을 뵈었고,
남자 기숙사에서는 동하쌤도 뵈었다!!!
동하쌤 앞에서 여전히 나는 철부지 고등학생이다.
굳이 나이에 맞춰 어른스러운 척하고 싶지 않고, 어린애처럼 칭찬받고 싶은.
돌아오는 길에 만난 너무 멋진 풍경.
태양이 꼭 반지의 다이아몬드처럼 빛났는데,
아빠가 '너가 보는 이 풍경을 다시는 볼 수 없을거야'라고 말한 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늘 남해를 그리워하고, 남해에 가면 기분이 좋고,
남해에서 한달살이하고 싶을만큼 남해가 좋은데
남해에서 머물 때의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남해를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고, 내가 있는 곳에 악담을 퍼부었고, 여튼 그랬었다.
흘러가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풍경처럼 시간이 흘러가며 만들어내는 순간들은
내 삶에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것들인데.
항상 무언가를 미워하고 나면 '내가 굳이 미워해야 했던 것인가'라는
후회가 마음을 저릿하게 한다.
오늘의 깨달음은 '현재를 사랑하자'였다.
나중에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과거에 미련을 가지고 살지 말고
현재 내가 머무는 곳, 현재 나의 모습, 현재 내 주변의 사람,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해야지.
오늘도 남해에 와서 참 좋았다. 그냥, 좋아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