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불감증과 행복 여행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어쩌면 내게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행복할만한 것들이 이미 많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행히도 나는 그것들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했고,

나의 삶은 불행에 젖은 솜처럼 나를 무겁게 짓눌렀다.

마침내 나는 내 스스로에게 '행복불감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행복을 찾고 싶은 마음에 이번 주말에 떠난 여행에서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었다."




꾸뻬 씨를 찾는 어떤 환자들처럼

나는 실제로 불행한 것보다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었고,

이 세상의 어떤 꾸뻬 씨도 나를 진정한 행복으로 데려다줄 수 없었다.


클라라는 "행복해?"라는 질문에 "나를 떠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며 불안해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행복하냐는 질문은 

"넌 절대로 행복해지지 못할 거야"라는 비난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없기에 그녀가 불안해한 것처럼

나도 같은 이유로 불안했다.

그러나 그 불안을 떨치기 위해서 행복해질 수는 없었다.


꾸뻬 씨를 따라 나선 여행길에서, 

나는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들을 여럿 발견했다.

달리 말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 개 찾았다.


첫 번째 깨달음은 꾸뻬가 비즈니스 석에서 비비엥을 만나며 얻은 것이었다.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비교는 내 스스로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나는 공부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내 페이스를 온전히 믿지 못했다.

그래서 늘 곁눈질을 하며 주변을 부단히 견제하고, 

남의 속도에 맞춰 무리하게 달리기도 했고, 안일하게 쉬기도 했다.

또,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의 불공평함을 한탄하며 스스로를 불행의 수렁으로 밀어넣었다.

불안한 눈초리로 곁눈질 하지 않는 것,

행복불감증을 치료하기 위한 첫 번째 처방이었다.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나는 내 상황에 꼭 맞는 불행의 이유를 하나 더 발견했다.

이 챕터의 이름은 '일을 그만두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 이었다.

며칠 전 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친구가 "너는 항상 탈출을 꿈꾸더라!"라고 장난처럼 던진 말이 꽤 충격이었다.

너무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중학생 때는 부모님의 답답한 간섭으로부터의 탈출,

고등학생 때는 좋은 대학으로의 탈출,

대학생이 되어서는 '여튼 이곳이 아닌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어딘가'로의 

탈출을 바라고 있었다.


꾸뻬 씨는 이 증상의 원인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라는 말로 정리해 수첩에 기록했다.


중국의 노승은 행복불감증의 원인을 알 듯 모를 듯한 말로 일러주었다.

"첫번째 원인은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 데 있소!"

꾸뻬 씨에게와 마찬가지로, 이 말은 내게 아리송하게 들렸다.

행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것이라면,

나는 행복을 좇으면 안 되는 것인가?


이 아리송한 처방의 뜻은 꾸뻬 씨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해했다.

행복은 현재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의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현재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행복을 현재 이뤄지지 않은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지금 있는 행복을 무시해버렸다. 


결국 모든 처방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도, 

 모두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행복하기를 선택하자고 권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병인 행복불감증의 근본적인 원인과도 맞닿아 있었다.

행복불감증은 행복이 없어서 생긴 병이 아니라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해서 생긴 병이었다.


나도 이제는 행복을 예민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려 한다.

어린 아이가 모든 사물을 새로운 것, 신기한 것으로 여기며

면밀히 살펴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느끼는 것처럼

나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그러다가 놀라기도 하고, 이내 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행복불감증 환자들에게

꾸뻬 씨와 여행을 떠나고 오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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